[보드게임리뷰] 코마너츠(Comanauts): 무의식 여행자

아이부터 어른까지, 가족이 함께 즐기고 독특한 세계관을 경험할 수 있는 재밌는 보드게임을 하나 소개하고자 합니다. 2인 최적이라 커플이 데이트할때 즐겨도 좋겠어요.

영화 ‘인셉션’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환상적으로 펼쳐지는 꿈 속 세상에서 펼쳐지는 액션과 작전들.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런 세계관이 펼쳐지는 게임은 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누구나 흥미로워 할겁니다. 그런데 이 영화 같은 경험을 할 수 있는 ‘보드게임’이 있습니다. 현실 세계가 아닌 머릿 속 무의식 세상으로 들어가, 아바타로 활동하며, 인셉션처럼 토템으로 다양한 세계를 오가며 사건을 해결하는 게임입니다.

‘코마너츠’ 입니다.

공식 소개 이미지입니다. 국내에선 정식 한글판을 출시 했습니다.

(아래 글은 소개의 목적에 맞춰 게임 속 정싱 명칭보다 일반적으로 이해하기 쉬울 표현으로 조금 수정했습니다.)

**<보드게임 코마너츠="" 소개="">**

코마너츠는 코마(무의식)의 여행자라는 뜻입니다. 인류를 구할 천재 박사가 코마상태에 빠져서 누워있습니다. 그의 머릿속으로 들어가 그를 잠재우고 있는 머릿 속 악당(으로 표현된 상태)를 해치워야합니다. 그의 머릿 속 세상을 오가면서, 그의 기억 속 트라우마를 엿보게 되고 숨겨진 이야기들을 알게됩니다.

각 코마존은 다양한 세계로 다르게 나타나고, ‘토템’을 통해서 수시로 이동도 가능합니다.

무의식을 도구삼아 놀이공원, 학교, 서부시대, 미래도시 등등 다채로운 장르가 펼쳐지고 우리는 머릿 속 아바타가 되어 사건을 해결하고 적을 무찌릅니다. 하나의 콘셉트만을 갖지 않고 다양한 세계관이 펼쳐지기 때문에 환상적이고 방대한 스토리가 펼쳐집니다.

**<보드게임 코마너츠="" 진행소개="">**

머릿 속 세상(코마존)은 무려 11곳_이 있습니다. 한번 게임을 할땐 그 중 5개를 골라 사용합니다. 즉, 게임을 할때마다 코마존이 달라져서 색다른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각 _코마존과 연결된 메인빌런(I.D)을 고르고, 그 악당과 관련된 단서카드를 준비합니다. 그리고 다른 빌런들도 동시에 준비됩니다. 즉, 준비된 5개의 무대에서 각 배경에 맞는 빌런들이 등장하더라도, 플레이를 할때마다 메인 빌런은 달라집니다. 메인 빌런을 우연히 빨리 만날 수도 있지만, 계속 찾아 헤매야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단서를 수집하는 과정이 있고, 그 과정 속에서 _메인빌런이 숨어 있을 위치에 대한 힌트_를 얻습니다. 추리의 요소도 가미되고 베일에 쌓인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진짜 모험을 하는 몰입감을 줍니다. 단순히 몬스터를 때려잡는 게임이 아닙니다.

이런 느낌으로 악당을 무찌르는 곰인형과 여전사

게임의 진행은 ‘어드벤쳐 북’위에서 펼쳐집니다. 별도의 지도나 지시사항이 담긴 카드를 대신하는 두꺼운 책자가 들어있습니다. 약 100페이지 가량이 되고, 11개나 되는 세계관을 각각 3~4장씩 할애하고 있기 때문에 방대한 세계관과 사건들이 펼쳐집니다.
그리고 항상 적을 때려잡는 형태가 아닙니다. 도로위를 질주한다거나, 주어진 미션을 수행하거나 하는 등 각 세계관에 따라다른 플레이를 하게 됩니다.

형형색색의 주사위, 특별한 투명색 주사위도 있습니다.

디테일한 진행은 주사위를 사용합니다. 그렇다고 그냥 굴려서 나온 숫자만 이용하지 않습니다. 주머니에서 형형색색의 주사위 중 5개를 뽑습니다. 색상 종류에 따라 사용법이 달라서 주사위 색을 이용하여 각종 액션을 하게됩니다. 경우에 따라서 주사위를 굴려 눈금에 맞는 결과를 얻기도 합니다. 물론 주사위값을 보정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습니다. 즉, 주사위를 사용하지만 전략적인 플레이를 요구하기 때문에 주사위 눈금빨이 아닙니다. (물론 높은 숫자가 나오면 좋습니다. 그래서 어느정도 운에 의한 즐거움도 존재합니다.)

아바타카드와 말들. (게임 속 NPC인 이너차일드도 보이네요)

다양한 아바타를 각자 이용합니다. 아바타별로 능력이 다르고, 자신과 연관되는 코마존들이 있습니다. 아이템과의 시너지와 고유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위기를 해쳐나가야 합니다.

**<코마너츠 만의="" 강점="">**

코마너츠는 ‘어드벤쳐 북’을 사용합니다. 각 페이지별로 서로 다른 콘셉의 지도와 상황 텍스트가 펼쳐집니다. 일반 보드게임이면 너무 많은 보드나 타일, 카드로 이루어져서 번잡할 수 있을 부분인데 영리하게 책으로 정리했습니다. _필요한 지도와 수많은 세계관을 담기에 최적인 형태로 편리_합니다. 또한 정리하다가 실수로 스포일러를 당할 가능성도 거의 없습니다. 스토리가 중요한 만큼 책에 어울립니다.

단순한 지도가 아니라, 각 세계관에 필요한 독특한 형태를 구현합니다.

다음으로는 하나의 게임에서 전혀 다른 게임 여러개를 한다고 느낄만큼 창의적인 게임방식입니다. 기본 규칙을 적극 활용해서 레이싱이나 추리, 액션, 첩보 스릴러 등의 장르를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해뒀습니다. 하나의 게임 속에서 서로 다른 세계에 간다면 그 세계에 걸맞는 게임을 즐길 수가 있으니 여러 축으로 부피가 큰 게임입니다.

(좌) 횡스크롤같은 게임속 세상 (중) 마차 위를 달리는 서부 배경 (우) 느와르풍 무도회장

방대한 스케일 세계관, 다양한 장르를 표현한 수많은 구성품들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몰입감을 높여주는 아트웍과 캐릭터말, 카드 일러스트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전혀 다른 세상에 와있는듯한 느낌을 주니까요.

악당놈들입니다. (좌)는 보스급, (우)는 일반몬스터급인데 자세히보면 정말 별의별 형태가 다있어요.

**<약간 아쉬운="" 점="">**

물론 장점만 있는건 아닙니다. 일단 책의 형태이고 정해진 시나리오가 몇개로 고정되어 있다보니 분명히 콘텐츠를 즐기는 끝이 존재합니다. 가장 재밌는건 익숙해진 1~2회플의 순간이고, 이후는 조금 반복된다고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게임은 애초에 초창기의 즐거움이 전부가 아니라, 코마너츠 세계관의 구석구석을 여행하는 것을 목표로 디테일한 상황들이 많이 나눠져 있습니다. 실제로 상상력이 풍부한 플레이어들은 게임의 승리만을 목적으로 하기보다 또 다른 곳과 아바타, 아이템 등을 활용하고 싶어서 코마너츠 세계를 반복적으로 즐기며 그 안의 모든걸 체험하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게임의 승리만을 목적으로 하는 게이머에게는 반복과 지루함의 요소가 분명 있고, 상상력과 몰입도로 극복해야만하는 태생적 한계가 존재합니다. 물론 이점은 시나리오형 게임이면 항상 존재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엄청난 볼륨감

또한 조금 셋팅이 번거롭기도 합니다. 미리 셋팅을 해두더라도, 새로 펼쳐지는 페이지 위주의 셋팅이 중간중간 필요하고 책자의 글을 읽어야 하는 면도 있습니다. 능숙한 진행자가 있다면 셋팅도 하나의 세계 구현으로 묘사하는 즐거움이 있겠지만 조금 건조하게 진행한다면 흐름이 끊긴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이 또한 아날로그인 보드게임이 갖는 한계이기도 하지만, 또 새로워서 신기하게 다양한 컴포넌트를 구경하는 시간이 되기도 해서 그럭저럭 괜찮습니다. (워낙 자동으로 이뤄지는 디지털 게임에 익숙해서 그렇습니다.)

**<조금 더="" 주관적인="" 체험="" 후기="">**

저는 나름 보드게임을 꽤 많이한 편이고, 함께 플레이했던 분 중에 보드게이머를 거의 하지 않은 일반인도 있었습니다. 이 게임은 ‘가족게임’의 포지션에 있다보니 보드게이머의 시선과 비보드게이머의 시선은 정반대로 나타났습니다.
보드게이머에겐 익숙한 수준의 테마형 스토리텔링 보드게임의 가벼운 느낌이라서 규칙도 쉽고 깊이가 아쉬운 느낌이고 비보드게이머에겐 사소한 규칙들이나 아날로그한 진행이 조금 느리고 어렵게 느껴졌던것 같습니다.

요즘은 앱을 활용한 시나리오 기반 게임들도 많습니다. (좌) 사건의 재구성 (우) 광기의 저택

보드게이머들은 보다 깊은 테마의 엘드리치 호러, 광기의저택 등 크툴루 테마 게임이나 타임스토리즈 같은 SF게임들에 익숙해서 본 게임의 테마가 새롭지 않은데다 참신하지 않은 정도의 시스템이 아쉬운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비보드게이머에게는 수많은 주사위와 다양한 액션활용, 방대한 카드들, 염두에 둬야할 몇가지 자잘한 요소들이 버거워 시스템에 대한 피로도가 높았지만, 다양한 세계관의 테마를 책과 카드로 구현해내어 머리 속의 상상력을 자극하니 테마에 대한 몰입도는 높았습니다.
그래서 이 게임을 즐기는 가장 좋은 방식은 보드게임에 익숙한 룰마스터가 한명이 전체를 조율해주고, 익숙하지 않은 비보드게이머들은 주어진 상황에 몰입하는게 좋았습니다. 마치 TRPG를 하듯이, 게임에 대한 승리보다 코마존을 여행하고 _다양한 상황을 마주하는 즐거움에 집중_하는게 이 게임을 가장 즐겁게 갖고 노는 방법이었습니다.
만약 보드게이머와 비보드게이머 커플이 있다면, RPG나 어드벤쳐, 테마형 게임으로 입문하고자 할때 브릿지 게임으로 적당하다고도 생각이 듭니다. 보드게이머가 이끌면 비보드게이머의 입장에서 아주 즐기기 좋거든요.

현재 할인 행사를 진행 중입니다. (아래링크) 금액이 조금 부담스러울 순 있는데, 재밌는 이야기책 한권에 수많은 주사위와 카드를 활용하는 수회플 게임으로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취미용품 일듯 합니다. 추석을 맞이 하여 자녀, 아이용 선물로 나쁘지 않고 평소에도 가족들이 모여 둘러 앉아 영화 같은 이야기 속으로 빠져보기에 좋을것 같습니다.

코마너츠 무의식여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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