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펑크 2077 리뷰, 이야기로 살아 숨쉬는 나이트 시티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2012년 발표 당시부터 쭉 기대작 반열에 이름을 올렸던, CD프로젝트RED(이하 CDPR)의 ‘사이버펑크 2077’이 오는 10일 출시됩니다. 추가 출시일 연기 없이 한국어 더빙까지 모두 적용된 상태로 말이죠.
시간이 지날 수록 눈밭에 구르는 눈덩이처럼 기대가 커져 부담스러울 법도 했을 텐데, ‘나이트 시티 와이어’를 비롯한 온라인 행사와 키아누 리브스라는 유명 배우 기용, 본격적인 현지화 정책으로 대응해 긍정적인 관심을 지속했죠. 사실 SF만큼 마이너하다고 인식된 장르 ‘사이버펑크’가 주제임에도 화제성이 이 정도라는 건 대단한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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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완벽한 콘텐츠는 없습니다. 전 세계 모든 게이머의 바람과 취향을 100% 충족하는 ‘갓겜’은 유니콘 같은 존재니까요. 하지만 적어도 기자에게는 ‘사이버펑크 2077’이 유니콘 같은 게임이었습니다. 기대가 너무 커지니 걱정도 따라붙을 정도로 오래 기다렸죠.
그 즈음, 리뷰 베타 버전을 플레이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전 세계 게이머의 기대와 걱정을 이렇게까지 한 몸에 받았던 게임이 있었을까요? ‘사이버펑크 2077’ 나이트 시티를 완벽하게 해부하지는 못했지만, 45시간 정도 V로 살아본 경험을 담백하게 공유해 드립니다.

※오늘 리뷰는 최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토리 부분은 언급이 어려워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점 양해 부탁 드립니다.

도시에 생명을 불어넣는
비주얼 디테일

‘사이버펑크 2077’의 비주얼은 놀랍다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네온사인, 끝을 모르게 올라간 거대한 빌딩들 그리고 그 사이사이 어둠이 존재하는 골목길까지 정말 사이버펑크에 관한 영상물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들이라면 ‘사이버펑크 2077’의 비주얼에 만족할 수 밖에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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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리뷰는 RTX 3080과 함께합니다!

특히 산업 구역, 거주 구역 등 지역간 역할별 구분도 명확하고 빈부 격차 역시도 다양한 방식을 통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산층 지역에는 메가 타워라는 복합 시설이 자리 잡았고 빈민층 지역은 낡은 미국식 주택이나 트레일러들을 흔히 볼 수 있죠. 역별 비주얼 차이가 명확해서 풍경을 감상하거나, 드라이브를 즐기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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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나이트 시티 맞습니다

숲만큼 나무도 세심하게 구현돼 있습니다. 도시 전체 비주얼 외에도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복장이나 자동차, 건물 내부의 환경도 디테일하죠.

80년대 패션으로 잘 알려진 스카잔 같은 야구 점퍼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아키라’의 주인공이 입고 있는 봄버 자켓, ‘블레이드 러너’에서 튀어나온 듯한 롱코트 까지 사이버펑크 장르를 대표하는 많은 작품에 등장하는 옷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또한 80년대에 등장한 장르라는 점을 염두해 형광 초록, 형광 분홍을 탑재하고 있는 에어로빅 복 등 시대에 충실한 복장도 존재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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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밍만 잘 하면 예쁘고 아름다운 옷을 많이 획득할 수 있습니다

옷이나 장비에 관한 이야기는 캐릭터 이야기를 할 때 자세히 다뤄보고, 건물 내부 디테일을 좀 더 이야기해 보죠. 사이버펑크 2077’의 건물 내부는 확실히 CDPR이 인터뷰에서 이야기했던 것만큼 건물 밀도가 굉장히 높습니다. 네온, 광고판, 오염된 건물 등으로 비주얼을 채우고 있는 것뿐 아니라 옆 건물과 이어지거나 지하, 옥상으로 통하는 길도 종종 발견됩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 길들을 따라가다 보면 다른 퀘스트를 찾을 수 있거나 또 하나의 퀘스트 루트를 발견할 수 있단 점입니다. 건물과 퀘스트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거죠. 살아있는 도시처럼 말이죠. 그저 2층 짜리 건물에 들어가서 잡동사니 아이템만 줍고 나오는 게 아니라, 들어갈 수 있는 건물이라면 분명 그 끝엔 어떤 사건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단, 맵에 등장하는 모든 건물이 전부 퀘스트들과 연관이 있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지역 범죄 이벤트, 픽서 의뢰 같은 경우에 사용되는 일이 빈번히 발생하죠. 현실에서도 맥락 없이 느껴지던 크고 작은 사건처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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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속 골목길의 모습을 정말 잘 구현하고 있습니다.

그래픽 역시 비주얼을 완성시키는 데 한 몫 합니다. 날씨 환경에 따라 변하는 빛 표현 뿐만 아니라, 캐릭터의 피격과 타격 이펙트, 총기 발사 효과 등 세세한 그래픽들도 감상하는 맛이 있죠. 만약 소지한 그래픽카드가 레이트레이싱을 지원 모델이라면 ‘RTX ON’을 적극 추천합니다. 프레임 드랍도 크게 없는 편이고 사이버펑크 2077’ 특유의 네온 빛에 현실감을 부여하는 역할을 톡톡히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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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X ON(좌) RTX OFF (우)

최적화도 준수하게 잘 된 편인데요. GTX 970부터 RTX 3080까지 옵션 타협만 잘 본다면 원활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다만, 초기 버그는 아직 적지 않은 편입니다. 모션이나 퀘스트 스크립트 쪽에서 주로 발견되는데요. 특정 구간에서 움직여야 할 NPC가 멈춰 있거나, 간헐적으로 모델링 단계의 T자 모션을 하는 상황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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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TX 3080(좌) GTX 970(우)

최적화와 별개의 부분이지만, 가끔 몰입감을 깨는 버그도 나옵니다. 1인칭 시점인데다 공식 한국어 더빙까지 입혀져 자막보다 NPC의 표정에 집중하게 되는데요. 간혹 이 친구들이 V를 보고 이야기를 하는데 입을 벌리지 않거나, 분명 날 따라와야만 하는 NPC들이 가만히 서 있으면 피식 하고 웃음이 나옵니다.

하지만 CDPR 측에서 공식적으로 발매 버전은 버그 픽스를 거친 후 나오고, 추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 계획이라고 하니 안심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오픈월드,
이야기의 연결점이 되다

‘사이버펑크 2077’의 오픈월드는 광활하다는 말로 부족합니다. CDPR이 상상하는 모든 것을 죄다 우겨넣은 게 아닐까 싶을 만큼 다양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죠. 흥미로운 점은 방대하고 많은 상호작용 요소가 플레이 타임 늘리기 용이나, 아이템 수집 등의 콘텐츠가 아니라는 겁니다.

지역 범죄 제압, 픽서 의뢰, 순수한 수집 요소로 보이는 타로 카드 모으기까지 세세한 스토리를 부여하죠.보통 CDPR의 전작인 ‘위쳐 3’를 비교 대상으로 많이 꼽는데요. ‘사이버펑크 2077’은 갖은 기능이 밀집된 도시가 배경이라 강렬하고 압축적인 스토리를 맛볼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서브 퀘스트, 내 캐릭터에 도움이 되는 장비 파밍 등 오픈월드를 알차게 채우는 부분에서는 CDPR만큼 믿음직한 게임사가 많지 않죠.

오픈월드를 즐긴 정도에 따라 V의 장비, 길거리 평판 같은 것들이 결정되는데요. 특히 길거리 평판 같은 경우에는 퍼센티지가 수치화 되어 보여지는 게 끝이 아니라, 후반부에 사용할 수 있는 유용한 장비나 사이버웨어를 해금하는데 필요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길거리 평판을 올려야만 메인 스토리를 깰 수 있는 방식도 아닙니다. 나이트 시티를 더 즐기고 싶은 유저들을 위한 콘텐츠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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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매서운 주먹맛 좀 봐라!

그리고 오픈월드 콘텐츠는 ‘사이버펑크 2077’ 세계를 잘 몰랐던 사람도 설정을 조금씩 알아갈 수 있는 이야기로 연결해 주는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사이버펑크 2077’이 TRPG <사이버펑크 2020>을 기반으로 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많지만, 모르거나 크게 관심이 없는 사람도 있는데요. 미리 설정을 찾아보지 않아도 ‘사이버펑크 2077’ 오픈월드 콘텐츠를 즐기다 보면 자연스레 세계에 동화될 겁니다. 오픈월드에서 수행했던 다양한 의뢰와 범죄 진압등의 활동으로 얻은 길거리 평판에 따라 새로운 서브 퀘스트가 등장하거든요.

‘위쳐 3’에서도 있었던 길거리 챔피언 콘텐츠라거나 2013년 최초 공개 트레일러에서 보았던 과다한 개조로 인해 망가진 범죄자들을 제압하는 일, 나이트 시티의 각종 기상천외한 사건들까지. V의 행동과 행보가 여러 인물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 영향이 결국 새로운 콘텐츠로 플레이어들을 찾아오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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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오픈월드 활동이나 서브 퀘스트 수행 여부는 게임의 난이도 조절, 필수 요소 수집 또는 습득보다는 내러티브적인 측면에서 영향을 미칩니다. 이미 의뢰를 받았던 인물들이 메인 퀘스트에 등장하기도 하고, 반대로 메인 퀘스트에서 만난 인물들의 이야기를 서브 퀘스트에서 자세하게 풀어내게 하는 교두보의 역할을 하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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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월드에서 어떤 이야기를 만날지는 여러분의 몫입니다

중심은 있지만
강제하지 않는 스토리

‘사이버펑크 2077’은 흔히 오픈월드 마스터피스라 불리는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와는 궤가 완전히 다릅니다. 상호작용을 자유롭게 풀어두어 해방감을 주는 식이 아니라, CDPR이 구상한 이야기의 힘으로 플레이어를 세계에 안착시키는 스타일이거든요.

그래서 시선이 자연스럽게 스토리로 가게 됩니다. V가 겪은 일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 지에 호기심이 집중 되거든요. 앞서 언급했듯 스토리는 ‘사이버펑크 2077’의 세계를 채우는 데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단 미리 정해진 이야기를 따라가야 하는 직선형 스토리라인이 아니라, V의 선택에 따라 결말이 달라지죠.

게임을 시작할 때 주어지는 3가지 출신 성분도 초반 프롤로그를 위해 존재하는 선택지가 아닙니다. 플레이어가 NPC와 대화할 때 보여주는 태도 또는 성향과 연결이 깊은데요. 대화의 핵심 주제가 플레이어 출신과 관련이 있다면, 여러분은 그 맥락을 짚어낼 수도 있습니다. 스포일러이니 더 자세히 이야기하지는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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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생선으로 만든 초밥 먹은 썰을 풀수도 있죠

메인 퀘스트 위주로 빠르게 진행할 경우 스토리는 18~20시간 정도의 분량입니다. 단 메인 퀘스트가 스토리의 전부가 아니기도 하고, 밀도가 높아서 여운이 많이 남을 겁니다.

단, 일부 메인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 진행 정도가 완벽하게 연동되지 않는 케이스가 가끔 보입니다. A라는 인물과 메인 퀘스트에서 심한 언쟁을 벌였는데, 이후 진행하는 A의 서브 퀘스트에서는 아무렇지 않게 갑자기 농담을 주고받는 경우가 있죠. 하지만 극히 일부의 사례인 데다가 대부분의 메인 퀘스트와 서브 퀘스트간의 흐름은 어색함 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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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흐름을 잘 따라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캐릭터는 어떨까요? ‘사이버펑크 2077’ 속 등장인물들은 나이트 시티의 주민, 방문자, 노마드 등 맡은 바 역할을 구분할 수 있게 명확한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외형 디자인 뿐만 아니라 V와 주고 받는 대사에서도 성격이나 특징이 포착되죠. 현실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 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아가듯 ‘사이버펑크 2077’에서도 캐릭터를 그렇게 이해하게 됩니다.

특히 무조건 플레이어의 선택에만 맡기지 않고 주체적으로 각자의 이야기를 끌고 나아갑니다. 각 캐릭터들마다 선호하는 문제 해결 방식이 다르고 V 역시도 그들과 반목하거나 의견을 존중하는 선택을 할 수도있죠.

물론 이 대화 과정을 통해 미션 내용이 변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릭터들의 반응과 대사를 음미하다 보면 실제 존재하는 인물과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심지어 특별한 인물이 아니면 모두 한국어 대사라 현실감이 한층 더해집니다. CDPR이 추가 작업을 감행하면서까지 한국어 풀 더빙을 결정한 이유를 알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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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그려지고 있습니다.

그저 메인 스토리 진행을 위해 잠깐 등장하고 사라지는 NPC가 아닌, 자의식이 뚜렷한 독립적인 캐릭터로서 플레이어를 ‘사이버펑크 2077’의 세계에 확실하게 몰입하게 만들어줍니다. 그래서 역으로 V로 플레이하는 플레이어에게 이야기를 계속 끌어갈 수 있는 힘을 줍니다.

내가 NPC의 질문에 어떻게 답변하고, 더 나아가 어떤 방식으로 플레이할 것인가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하게 만드는 거죠. 물론 퀘스트 클리어, 연애, 장비 파밍 등 다양한 목적을 가지고 있는 플레이어가 NPC 분기 때문에 본래 하고 싶었던 선택을 두고 망설이거나 심지어는 포기하게 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또 어떤 순간에는 플레이어의 선택을 가장 우선시하기도 해 매력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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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도 맛있게 먹는 재키

아무래도 AAA급 오픈월드 게임들은 큰 줄기의 스토리가 존재하기 때문에 간혹 스토리에 이끌려 간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도 많았거든요. 캐릭터가 명확한 만큼 스토리의 분기, 선택지도 명확하게 보였으면 좋았을 법했지만 ‘사이버펑크 2077’에서도 인간 관계는 쉽지 않더군요.

난이도에 따라
달라지는 전투 비중

캐릭터, 내러티브, 월드의 비주얼 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만큼 전투나 육성 등의 플레이 요소는 어딘가 부족하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이 있었죠. 하지만 전투 자체만 두고 본다면 준수한 하이퍼 FPS 정도의 플레이 감각을 맛볼 수 있습니다.

후반부 전투가 아쉽다고 평가받았던 ‘위쳐 3’를 보완하고자 노력한 부분이 곳곳에서 보입니다. 특히 난이도 변화에 따른 전투 양상 변화가 확실히 체감됩니다. 보통 난이도만 해도 야구 방망이, 카타나 한자루로 모든 총알을 맞아가면서 전투를 끝마칠 수 있지만, 어려움 난이도로 올리자마자 고 레벨 적들과 전투 시 돌격 소총, 산탄총만 보면 바로 몸을 숨기려 드는 겁쟁이 V로 변신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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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정말 쉬웠던 상대였는데… 어느샌가 숨어있게 됩니다

엄폐물을 활용하고 보유한 투척물의 종류를 파악한 뒤, 어떤 타이밍에 몸을 노출시켜 적들을 처치할 것인가 생각하게 만드는 재미가 있습니다. 또한 전투 시 얻을 수 있는 전리품도 꽤 다양해서 얻은 장비들을 새로 시험하기 위한 곁다리 전투로 종종 하게 되죠.

테크, 파워, 스마트로 구분되는 무기들은 아이템 자체의 희귀도에 따라 추가 능력치를 보유하고 있고, 이 추가 능력이 고 난이도 전투에선 굉장히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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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S 뿐만 아니라 무기 종류, 추가 능력치까지 살펴보게 됩니다.

방어구는 RPG인 만큼 외형보다는 성능이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많을 텐데요. 기자는 사실 외형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겨서 성능과 외형을 둘 다 잡기 위해 갖은 노력을 했습니다.

그리고 방법을 하나 찾았죠. 개조 부품을 장착할 수 있는 슬롯이 있는 옷을 구한 다음 방어도를 올려주는 아르마딜로 개조 부품을 제작해 그것을 장착하고 다녔습니다. 레벨이 높아지는 만큼 제작 시 완성되는 개조 부품의 수치도 다르기 때문에 초반에 얻은 예쁜 옷을 입고 싶으시다면, 옷 자체를 개조하고 슬롯에 다양한 부품을 장착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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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마딜로와 함께라면 어떤 옷도 입을 수 있습니다!

사이버웨어는 크게 두가지 종류로 나뉩니다. 체내에 장비하는 것과 신체 특정 부위를 대체하는 방식이죠. 체내 사이버웨어는 대부분 치명타율 증가, 방어력 증가 같은 패시브 능력과 해킹 능력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사실 어려움 난이도 이하의 전투에서는 퀵 해킹이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아 굳이 필요하지 않은 파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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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이버웨어들이 전투를 편하게 해줍니다.

하지만 신체를 대체하는 방식의 사이버웨어는 하나씩 건드려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전투 선택지를 즉각 늘려주거든요. 2단 점프가 가능해지거나, 능력치가 부족해도 강제로 문을 열 수 있죠. 더불어 원거리 투사체를 보다 빠르고 편하게 발사하게끔 개조할 수도 있고, 원거리 전투 중 갑자기 접근한 적에게 사용할 수 있는 멘티스 블레이드와 같은 보조 무기도 장착 가능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같은 사이버웨어도 판매하고 있는 리퍼닥들의 실력에 따라 희귀도가 갈린다는 건데요. 레벨, 지갑 사정에 맞는 사이버웨어를 선택하려면 또 꾸준히 오픈월드를 즐기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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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아프게 해주세요 선생님

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건 RPG 육성 요소인데요. 전투를 반복하다 보면 V 레벨이 오르고 스테이터스 포인트와 특성 포인트가 주어집니다. 스테이터스 포인트로 6개의 능력치 중 하나를 올리면 레벨에 맞는 특성을 찍을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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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력치들은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되어 있습니다.

스테이터스는 NPC와의 대화나 지름길 개방, 퀘스트 방향성 등 V가 게임을 진행할 때 만나는 난관을 조금 더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선택지를 열어주죠. 특성은 전투, 제작, 해킹 성공률에 직접적인 퍼센티지 영향을 줍니다. ‘근접 공격력 10% 증가’와 같은 식으로 명확하게 특성을 설명하고 있어서, 스스로 플레이 스타일을 파악해가며 더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선택하면 됩니다.

사실 육성 요소가 전반적으로 플레이를 편하게 해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 보니, 시간이 흐르면 전투가 쉬워지는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여기에 사이버웨어, 무기까지 더해지다 보니 트리에 따라 캐릭터 스타일이 극명하게 갈리지는 않죠. 다만 난이도가 높아지면 독특한 트리를 골라 컨셉 플레이를 하는 방식은 가능할 것 같네요.

마성의 장점이

단점을 상쇄하는
매력적인 작품

CDPR은 밀도 높은 월드와 몰입감 높은 내러티브로 ‘사이버펑크 2077’라는 좋은 상을 차렸습니다. 준비된 코스와 메뉴가 있지만, 선택은 플레이어에게 맡깁니다. 자기들이 보여주고 싶었던 건 어떤 경고나 메시지가 아니라 그저 이 세계 자체라고 말하는 것 같죠.

플레이어는 과정을 만끽하고 선택의 결과를 받아들이기만 하면 됩니다. 그래서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곱씹게 되고, 때로는 찝찝해서 다른 방식으로 다시 플레이해보기도 합니다. 더 나은 선택도 더 나쁜 선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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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서 ‘사이버펑크 2077’은 장르에 충실한 재미를 줍니다. 확고한 색깔을 가진 장르를 CDPR만의 세계 구성 방식으로 풀어냈고, 플레이 하면서 그런 부분들을 쉽지만 깊숙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발매 전 수많은 프로모션과 출시 연기가 기대감을 우려로 바꾼 적도 있었지만, 그런 우려를 씻어낸 멋진 작품입니다. 결코 단점이 없는 게임은 아니지만, 플레이어가 단점을 감수하게 만드는 뛰어난 매력과 장점을 가진 게임인 것은 확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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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만 찍어도 재미있었던 게임

평소라면 취향에 따라 구매를 결정하라는 이야기로 마무리했겠지만, 이번엔 취향이라는 말보단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얻는 경험이 다를 것이라는 말로 대체하겠습니다.

짧게 플레이 한다면 비주얼과 콘텐츠 분량에 놀랄 것이고, 길게 플레이한다면 비주얼 속에 녹아있는 내러티브에 감탄하게 될 테니까요.

비록 리뷰 베타 버전에서는 버그가 종종 발견되는 편이라 간혹 몰입감을 깨기도 했지만, 현재 알려진 기본적인 버그들은 출시 버전에선 대부분 해결될 전망이라고 합니다. ‘사이버펑크 2077’은 발매 후 한 번쯤 플레이해보시는 걸 추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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